안녕하세요, Data Platform팀 Data Engineer 이은지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2020년에 온라인으로 진행된 AWS re:Invent가, 2021년에는 오프라인 행사로 열렸습니다! 2021년 11월 29일부터 12월 05일까지 일주일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진행됐는데요. AWS re:Invent에 참가하며 얻은 경험을 주니어 엔지니어의 시각에서 나눠보려고 합니다.
AWS re:Invent는 AWS의 기술을 소개하고 AWS 제품을 활용하는 사례들을 공유하는 컨퍼런스입니다. AWS의 CEO, CTO분들의 기조연설을 들을 수 있고, 지참해온 노트북으로 AWS 기술을 사용해보는 등 다양한 세션으로 참여할 수 있어요.
세션에 참여하기 위해선 행사가 시작하기 전에 ‘수강 신청’을 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세션을 자신의 캘린더에 담아야 하는데요. 인기가 많은 세션들은 빨리 마감이 되어 제가 신청할 즈음에는 대부분이 만석이었어요. 아쉬웠지만 ‘주어진 것 안에서 최대한 즐겨보자!’란 마인드로 아직 예약이 가능한 세션들을 열심히 신청했어요. (예약이 마감돼도 현장에서 줄을 서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어요!)
세션을 신청하는 페이지에는 그 세션의 난이도(100~400)와, 세션 주제와 연관 있는 엔지니어 포지션(Data Engineer, DevOps, Security 등)이 함께 표기되어 있어서 개략적인 맥락을 파악할 수 있었어요. 주니어 엔지니어인 저는 난이도 100, 200 세션들만 골라서 신청하려 했어요. 그 모습을 보신 같은 팀원분들이 “조금 더 깊이가 있는 기술을 접해보기 좋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난이도 300, 400 세션도 들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라며 격려해주셨어요. 기술 난이도를 보고 지레 겁을 먹었던 저는 응원에 힘입어 모든 난이도의 세션에 골고루 참여해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답니다.
AWS re:Invent는 라스베가스에 있는 여러 호텔에서 진행돼요. 각 호텔의 컨퍼런스룸에서 세션이 열리고, 전 세계의 엔지니어들은 자신이 신청한 세션 시간에 맞춰 정해진 장소를 방문해요. 호텔 규모가 크고 호텔 간의 거리도 많이 멀어서 세션장을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살이 절로 빠져요. 저 역시 미국의 스케일을 느끼며 다리가 후덜덜할 만큼 일주일간 여러 세션에 참여했는데요! 여기서는 2개의 세션을 소개하고 싶어요.
주니어 엔지니어분들이 많이 참여하신 ‘Accelerate your smart building strategy with AWS Quick Starts’ 와, 시니어 엔지니어분들이 많이 참여하신 ‘Modernizing VMware workloads with native AWS Services’ 에요.
두 세션 모두 ‘Workshop’ 형태로 진행돼요. AWS re:Invent에는 전통적인 강의 방식의 ‘Session’, 하나의 주제에 대해 Q&A 형태로 참여자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Chalk Talk’ 등 다양한 형태의 세션이 있어요. 그 중 ‘Workshop’ 이란, AWS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작은 프로젝트를 현장에서 바로 실습해보는 세션이에요. 혼자 하기도 하고 임의로 팀을 꾸려서 하기도 해요. 그래서 세션장에 들어가 원하는 자리에 앉으면 서로 눈인사를 주고받으며 짤막한 자기소개를 하곤 합니다. 덕분에 어떤 직무의 일을 하시는지, 얼마나 오랜 기간 업무를 하셨는지 등을 들어볼 수 있었어요.
(편의를 위해 주니어 엔지니어가 많이 참여한 세션을 ‘주니어 세션’, 시니어 엔지니어가 많이 참여한 세션을 ‘시니어 세션’이라고 불러 볼게요. AWS re:Invent에서 이런 표현은 사용하지 않아요.)
각 세션 초반에는 오늘 접하게 될 AWS 기술에 대한 간략한 소개 발표가 있어요. 발표가 끝나면 AWS 엔지니어분들이 실습환경 URL과 Hash Code가 적힌 종이쪽지를 나눠주십니다. 개인 노트북으로 해당 주소에 접속해서 각자 부여받은 Hash Code를 입력하면, AWS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나만의 환경, 즉 나만의 계정이 만들어집니다. 이제 본인의 속도에 맞춰 프로젝트를 수행하면 돼요.
주니어 세션의 경우, AWS Quick Starts 를 사용해서 데모 코드를 build 하는 프로젝트였고, 시니어 세션의 경우, VMware Cloud on AWS (VMC) platform 을 사용해서 workloads 를 load balancing 하는 프로젝트였어요. 접속한 URL에서는, 필요한 Resource와 함께 프로젝트의 진행 단계(ex. Step1: Linux VM의 IP Address를 찾으세요)가 담긴 PDF 형태의 매뉴얼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1시간 30분 ~ 2시간 남짓한 Workshop 시간 동안 AWS 엔지니어분들이 계속 강의장을 돌아다니며 질문을 받아 주십니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편하게 손을 들면 돼요.
여기서 주니어와 시니어의 문제해결법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어요. 프로젝트 도중 에러를 만나거나 예기치 못한 상황이 다가왔을 때, 주니어 엔지니어분들은 대부분 이렇게 질문하셨어요.
누가 내 흉내를 내는 건가 싶을 정도로 마음이 뜨끔하더라고요. 거울을 보는 줄 알았다니까요.
그러나 시니어 엔지니어분들은 같은 상황을 마주했을 때 아래와 같이 질문하셨습니다.
이런 분들과 같은 공간에서 숨 쉬며 프로젝트를 하다니! 감개가 무량하다는 게 이럴 때 쓰는 말이었군요.
시니어 엔지니어분들의 질문법은 나의 성장은 물론, 질문을 받는 동료가 현재 상황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서 의사결정비용(Communication Cost)을 줄일 수 있고, 동료가 그간의 상황을 빠르게 파악해서 보다 직관적인 해결책을 주기에 용이했어요. 질문만 바꿨을 뿐인데 문제해결시간이 반의반으로 줄어든 것을 경험했어요. 의사소통이 잘 되니까 협업하는 현장 분위기도 좋았고요.
주니어 엔지니어분들 질문의 경우,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다시 되묻는 과정이 필요했고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기까지의 시간도 오래 걸렸어요. 심지어 그 과정에서 버거움을 느끼고 도중에 포기하는 엔지니어분들도 계셨습니다. 세션 현장 사진에 비어있는 의자가 많이 있죠? 몇몇 분이 못하겠다며 나가셨답니다! 한국 문화에서는 보기 어려운 광경이라 적잖이 놀랐어요. 이것이 진정한 글로벌(?)인가.
앞에서 제가 ‘주니어 세션’, ‘시니어 세션’이라는 말을 사용했는데요. 이걸 보시고 주니어 세션은 난이도 100200 정도, 시니어 세션은 300400 정도라고 예상하신 분들이 대부분일 거에요. 그거 아세요? 사실 주니어 세션이라 부른 ‘Accelerate your smart building strategy with AWS Quick Starts’ 의 난이도는 300, 시니어 세션이라 부른 ‘Modernizing VMware workloads with native AWS Services’ 의 난이도 200 이었답니다! 제가 팀원분들의 조언을 듣지 않고 난이도 100, 200 에만 머물러 있었다면 멋진 경험을 여러분과 나눌 수 없었을 거에요. 질문도 마찬가지에요. ‘이거 나만 모르는 거 아니야?’ 라고 두려워하지 맙시다.
혹시 알아요? 여러분의 질문이 난이도 300일지도 모르잖아요?
‘왜 나는 이것밖에 못하지’
‘이게 내 길이 아닌가? 나는 이 일이 참 재밌고 좋은데’
어쩌면 엔지니어뿐만 아니라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모든 이들의 고민일 수 있어요. 그리고 저 역시도 이것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어요. 처음이기에 서툴 수 있는데, 선배 엔지니어분들의 코드와 비교하면서 ‘왜 나는 저렇게 퀄리티 높은 코드를 짜지 못할까?’ 낙심했던 제 모습이 스쳐 지나갔어요. 그분들이 지나오신 고난과 역경의(?) 주니어 시절은 생각도 안 한 채 말이죠.
이러한 고민을 나만 하는 게 아니라는 것,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 있는 많은 주니어 엔지니어들이 함께 겪는 고민의 시기가 있다는 것,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그 불안해 보이는 발걸음이 결국에는 나를 성장시킨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한 컨퍼런스가 아니었나 합니다.
AWS re:Invent에 참여할 테크조직 구성원을 선발한다는 사내 게시글을 봤을 때, ‘당연히 나는 주니어라 어려울 거야.’ 라고 생각하던 찰나, 지원해보라고 독려해주신 시니어 엔지니어분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저는 신청조차 하지 않았을 거에요. 그리고 AWS re:Invent가 어떻게 제 업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어떠한 계획으로 컨퍼런스에 적극적으로 임할지 등을 정성스레 적은 지원서를 좋은 시각으로 봐주신 건, 연차와 상관없이 개인의 역량을 통해 기회를 제공하는 조직문화가 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이 글을 보시는 많은 엔지니어분들도 이러한 긍정적인 여정을 함께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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